top

마을실천이야기

  • HOME
  • 알림마당
  • 마을실천이야기
제목
[같은 동네, 저마다의 하루]
작성자
이수연 사회복지사
등록일
26-09-07
조회수
32

일시: 2026. 9. 4. (금)

장소: 9단지 내

따뜻한 안부를 품고 9단지 이웃들의 집을 찾아 나섰다. 같은 단지에 살고 있어도 서로의 하루를 알기란 쉽지 않기에, 한 집 한 집 문을 두드리며 이웃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았다.

 71f5ce43a8a659277a51f22a2c731ce1_1788756

첫 번째로 만난 주민은 지난해 9단지로 이사 온 분이었다. 올해 5월 건강이 악화되면서 전동휠체어를 이용하게 되었다고 했다. 복지관에 오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쉽게 발걸음을 내딛지 못하고 있었다.

“복지관에 가고는 싶은데, 몸이 이러니 쉽지가 않네요.”

주민은 아쉬운 마음을 이야기하면서도 오랜만에 얼굴을 보니 반갑고 좋다며 환하게 웃어주었다. 복지관까지 직접 오지 못하더라도 이렇게 찾아가 안부를 나누는 시간이 주민과 복지관을 이어주는 작은 다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71f5ce43a8a659277a51f22a2c731ce1_1788756

다음으로는 ‘이웃돋보기’를 통해 의뢰받은 가정을 방문했다. 문을 두드리고 상황을 확인해 보니 전달받은 내용과 실제 상황이 달랐고, 옆집은 이미 리모델링 세대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 사실은 같은 층에 살고 있는 한 주민이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저 집은 지금 공사하고 있어요.”

짧은 한마디에서 시작된 대화는 자연스럽게 주민의 이야기로 이어졌다. 주민은 이전에 복지관의 도움을 받은 경험이 있어 복지관을 잘 알고 있었다. 같은 라인에 사는 이웃과는 인사를 나누며 지내고 있었지만, 최근 기억력이 좋지 않고 다른 사람과 새로운 관계를 맺는 일은 아직 어렵다고 했다. 현재 관심 있는 복지관 프로그램도 없다고 했지만, 언젠가 도움이 필요할 때 복지관을 떠올릴 수 있도록 홍보지와 방문키트를 건넸다.

“지금 당장은 괜찮지만, 필요하면 연락할게요.”

주민의 말을 들으며 서두르지 않고 곁에서 기다리는 것 또한 이웃을 만나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71f5ce43a8a659277a51f22a2c731ce1_1788756
 

추가적인 안부 확인이 필요하다고 전해 들은 부부의 집도 방문했다. 주민은 귀가 좋지 않아 대화를 나누는 데 다소 어려움이 있었지만, 천천히 말을 건네며 현재의 생활을 살펴보았다. 부부는 지금은 복지관을 이용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않고 있었고,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것에도 의사가 낮았다.

“나중에 필요해지면 그때 연락할게요.”

당장 서비스를 연결하는 것보다 주민의 선택을 존중하며, 필요할 때 언제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복지관을 안내했다.

71f5ce43a8a659277a51f22a2c731ce1_1788756 

또 다른 집에서는 6년 전 9단지로 이사 온 부부를 만났다. 주민은 어깨 통증이 있었고 남편은 암으로 건강이 좋지 않아 부부 모두 외출을 자주 하지 않는다고 했다. 오랜 시간 집 안에서 생활하며 느낀 동네의 좋은 점과 불편한 점도 들려주었다.

“여기는 교통이 편해서 좋아요. 그런데 시장을 보려면 조금 불편해요.”

주민의 이야기를 들으니 같은 동네도 사람마다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누군가에게는 편리한 보금자리이면서도,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에게는 장을 보러 가는 일조차 쉽지 않은 하루의 과제가 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두 가정의 문을 더 두드렸지만, 집 안에서는 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 닫힌 문 앞에 방문의 흔적과 마음을 남기고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이날 모든 문이 열리지는 않았고, 모든 주민이 당장 복지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짧은 인사 한마디와 안부를 묻는 작은 관심이 쌓이면, 언젠가 도움이 필요한 순간 주민이 복지관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오늘도 이웃의 문을 두드렸다.

“안녕하세요. 하계복지관이에요~ 잘 지내고 계셨나요?”

짧은 물음으로 시작된 만남은 주민의 삶을 이해하는 시간이 되었고, 9단지 안에서 서로의 안부를 살피는 따뜻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