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질문이 만든 동네의 변화]
일시: 2025. 4. 17.(목) 14:00~15:00
장소: 중계주공9단지
파릇한 잎이 돋고 새소리가 퍼지는 따스한 4월, 우리는 이웃의 고립을 살피기 위해 9단지로 향했다. 이번에는 ‘고립’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 나눌 수 있도록 퀴즈를 준비해 보았다.
걸음을 떼자마자 한 주민께서 환하게 웃으며 먼저 말을 걸어주셨다.
”오늘은 어떤 거 하는 거예요?“
”오늘은 고립 관련 퀴즈에요! 맞추시면 작은 선물도 드려요. 한 번 참여해 보시겠어요?“
”좋아요. 어떤 건데요?“
이야기는 그렇게 가볍고 자연스럽게 시작되었다.
우리는 다양한 이웃을 만나며 질문을 던졌다.
”고립을 예방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복지관이나 관리사무소에 알려야죠.“
”가까운 이웃들이 관심을 가져야 해요.“
생활 속에서 느끼는 생각들이 조심스럽게, 그러나 진심 어린 목소리로 전해졌다. 하지만 조금은 낯선 질문에 많은 분들이 망설이셨다.
6가지의 질문 중, ”혼자 사는 사람은 모두 고립되어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면 고립되지 않는다.“, ”고립된 이웃은 우리 동네에는 없을 것이다.“라는 문장에는 적지 않은 분들이 ”맞다“고 답하셨다.
우리는 주민들의 대답에 알맞은 정답을 설명해 드리면서 나도 고립이 될 수 있음을 알려드리며 고립가구 체크리스트도 함께 진행해 보았다.
질문 하나하나에 답을 하던 주민은 문득 웃으며 말씀하셨다.
“근데 이거 꼭 남들 얘기 같지가 않네요. 나도 해당되는 게 있어요.”
그 순간 고립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겪을 수 있는 일상 속 변화라는 점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겉으론 평범해 보이지만, 하루 종일 말 한마디 나누지 못한 채 창밖만 바라보는 분들도 있을지 모른다. 그래서 오늘의 퀴즈는 단순한 질문이 아닌, ‘이웃을 다시 바라보는 눈’을 나누는 시작이었다.
“그런 이웃이 있을지도 모르죠.”, “내가 도울 수 있을까요? 주민분들의 작고 따뜻한 반응들이 동네 곳곳에서 서서히 퍼져나가는 느낌이었다.
오늘의 만남은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하고 마음의 문을 두드려보는 조용하지만 깊은 발걸음이었다. 짧은 인사로 시작된 대화, 소소한 퀴즈와 체크리스트 속에 담긴 진심, 그리고 ”혹시 나도?“라고 되묻게 되는 그 순간들이 우리 동네를 조금씩 바꾸고 있다고 생각된다.
우리는 믿는다. 이웃을 향한 관심이 모이면, 고립이라는 단어는 언젠가 우리 마을에서 조금씩 사라질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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