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25. 4. 11.(금) 17:00~18:00
장소: 중계주공9단지
봄기운이 살랑살랑 부는 4월, 우리는 이웃의 고립을 두드리기 위해 9단지로 향했다.
한 상가 앞에 사람들이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한 분과 조심스럽게 대화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선생님~ 저희는 하계복지관에서 주민들 만나러 나왔어요! 요즘 힘드신 건 없으세요?“
”뭐 사는 건 똑같지~ 가끔 외롭긴 해도 잘 지내려고 하고 있어.“
혼자 지내신다는 주민과 고립가구 체크리스트를 함께 해보면서 일상의 외로움, 혼자 식사를 하는 어려움, 그리고 밝은 표정 너머로 오래된 상처들도 들을 수 있었다.
조금 더 깊게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그 분은 예전에 건설 현장에서 일도 하시고, 주민들의 전동휠체어 기계 수리도 척척하시던 분이었다. 그래서 복지관의 ‘마을과 마음이 모이다 – 우리동네 맥가이버’ 활동가로 연결하고자 연락처를 여쭈어 보았다.
”그런 활동이 있으면 나도 불러줘. 나 물건도 잘 고치거든~“
게다가 그분은 복지관과 소통하고 있는 또 다른 사례 대상자 분도 알고 계셨다.
“그 분이 요즘은 좀 괜찮으신가요?” 하며 따뜻한 관심을 전하는 모습에서 동네의 연결고리가 되어주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그때, 근처 현대슈퍼 사장님께서 무슨 이야기인가 궁금하셨는지 우리에게 다가오셨다.
“혹시 슈퍼에 오시는 손님 중, 도움이 필요해 보이는 분 계신가요?” 하고 묻자, 사장님은 망설임 없이 웃으며 대답하셨다.
“당연히 많죠. 근데 나도 확실한 건 아니라서 좀 살펴보고 있는 중이에요. 명함 하나 주시면 다음에 연락드려볼게요.”
그 말이 어찌나 든든하던지, 마음이 포근해졌다.
그 길로 우리는 옆에 있던 고은 사랑 요양센터를 찾아 센터장님께 고립이웃 이야기를 전하니
“그런 분들 많죠. 요양등급 신청하기엔 거동은 되는데 늘 혼자고, 우울해 보이는 분들도 있거든요. 명함 주시면 연락드릴게요!”
하고 흔쾌히 응답해주셨다.
작은 인사로 시작된 오늘의 만남은, 그 안에 담긴 삶의 이야기와 서로를 향한 관심으로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여는 시간이 되었다. 다음 만남도 따스한 발걸음으로 이어가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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